모든 사람이 다 한국에 돌아간다 해도 절대 떠날 것 같지 않던 지인이 5월에 모든 걸 정리하고 결혼하러 돌아간다는 말을 건네왔다. = 윤 post by 설화 =
익숙해 지지 않는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속에 오늘도 또 이렇게 서 있구나 생각하니 기운이 빠졌다.
언제가부터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 힘들었었다. 짧으면 한 달 길면 일이 년 뒤에 떠나갈 사람들과의 인연은 인스턴트 식품처럼 싸고 맛이 없었다. 그때부터 정이란 걸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맞은편에 앉은 그녀는 결혼하면 더는 직장 생활은 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또 자신의 친구들은 시집을 다들 잘 가서 편히 사는데 이번 결혼을 결정하며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되었다고도 했다.
그런 그녀가 나는 염려스러웠다.
세상 모든 관계에는 갑과 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갑과 을의 관계가 가장 불분명한 사이가 부부라고 해도 경제력을 쥔 사람이 갑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것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견고하게 자리 잡는다. 결혼해서 일하지 않을거면 결국 집안일이 그녀의 직업이 되는 거고 그럼 쉽게 말해 남편이 그녀의 보스가 되는 건데 불행히도 그녀는 집안일을 끔찍히도 싫어했다.
내가 아는 전업주부인 한 친구는 자신의 부모님 빛까지 갚아주는 남편과 살며 어느 날 잠자리에서 줄 것이 몸밖에 없는 것 같은 자신이 마치 창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내가 아는 또 다른 전업주부인 한 친구는 집안이 아주 좋아서 시집갈 때 집은 물론이며 혼수를 억 소리 나게 해갔는데 나중에 한다는 말이 자신은 떳떳해서 할 말 다하고 살 수 있다고 했다.
…인생은 결국 복불복이라 그 시작과 끝은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하지만 결혼을 현실의 도피처로 삼는다면 그 결혼이 자신의 현실이 되었을 때 결국 또 도망칠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결국 인생에 공짜는 없으니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지고 사랑해야 하는 것이 먼저라고 뭐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행복하라는 말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