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9일 수요일

한국 서비스앱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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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비스앱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즘 케이큐브 패밀리 중 핀콘의 헬로히어로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0위권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구글스토어 최고 매출 1위부터 100위까지 면면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1위부터 100위까지 중 98개가 게임이고, 서비스 앱은 딱 2개가 있더군요. 42위에 이음, 100위에 Noom이 있었습니다.
불현듯 그런 질문이 들더군요. 정녕 한국에서 서비스앱은 유의미한 돈을 벌 수 있는 걸까? 현재 구글스토어 42위 이음이 월매출 3억 정도를 번다고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 정말 서비스앱이 대박이 났다고 가정을 하고 현재의 앱시장 구조에서 과연 얼마까지 벌 수 있을까?
한국에서 서비스 성공 시 유저 수 규모
한국에서 가장 큰 모바일앱은 카카오톡이지만 이미 해외 사용자가 많이 섞여 있어서 현실적으로 국내 단일 서비스앱 중에서는 카카오스토리가 제일 크다고 생각하는 데 누적 가입자 수가 약3000만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는 남녀노소 모두를 유저로 잡고 있는 카카오톡의 유저를 고스란히 가져간 덕을 본 경우라고 생각이 되고, 현실적으로 서비스라는 것은 메신저를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모두의 공통된 니즈 보다는 특정 타겟의 특정한 니즈를 푸는 것이 성공 확률이 그나마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국내 모 VC 심사역께서 저에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한국은 시장이 매우 작기 때문에 대학생, 주부, 직장인 이런 식으로 정말 크게 타겟팅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아주 공감이 가더군요. 그래서 오늘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국내 대학생 수는 약 350만명, 국내 기혼여성 중 전업 주부는 약 400만명, 최근 모바일 커머스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20~30대 젊은 주부층은 약 300만 명 입니다. 직장인은 기준이 좀 애매해서 제외했습니다. 위 수치들을 보면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고 해도 70% 이상 Penetration을 하기는 어렵다고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유저수 200만이면 서비스가 할 수 있는 최대치 가까이를 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최근 30억 추가 투자를 받은 커플앱 비트윈의 경우 누적 다운로드 240만명에 한국 비중이 약70%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으니 한국에서 누적 다운로드가 약 170만 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유일한 매출 50위권 이음이 회원수가 약 50만 명 정도이니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서비스앱이 200만명의 유저를 확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200만명 유저로 얼마를 벌 수 있을까 – 1. 광고로 돈 벌기  
서비스앱은 참 BM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광고로 돈을 벌고, 구글도 광고로 돈을 법니다. 근데 모바일은 또 광고 시장이 온라인 같지가 않습니다. 광고주의 불신도 크고, CPM 방식은 거의 활용되지 않고, CPC도 미스클릭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수준에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현재 광고비 수준에서 200만 회원을 보유한 앱이 얼마나 벌 수 있는 지 아주 긍정적인 가정치들을 가지고 추정을 해 봅니다. 200만 중 40만명이 daily active라고 가정을 하고 (이것도 거의 기적 같은 일이죠), 이들이 하루 평균 5번의 앱 실행, 실행당 평균5번의 PV를 기록한다고 한다면 일일 PV가 1000만이 됩니다. 모바일 광고 대부분이 CPC란 걸 감안해서 CPC 100원 기준으로 1000만 PV에 0.5% 클릭률을 적용하면 일일 광고 수익 500만원, 월매출 1.5억이 나옵니다. 이음의 절반 수준이네요.
200만명 유저로 얼마를 벌 수 있을까 – 2. 부분유료화해서 돈 벌기     
에버노트나 드랍박스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에버노트의 경우 프리미엄 유료회원 비중이5% 정도라고 하고, 아마 앞으로도 그게 최대치 일거라고 추정하고 있으니 저도 아까 위에서 언급한 200만 명 중 5%를 유료회원으로 전환한다고 가정을 하면 10만명의 유료 회원이 생깁니다.이음 같은 소셜 데이팅앱이 아닌 이상 (이음의 50만 회원 중 5%가 유료회원이라고 가정하면 월ARPU가 약 12,000원 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서비스에서 그런 수준은 힘들다고 생각이 됩니다.) 현실적으로 한 달에 유료회원에게 3000원 정도를 과금한다고 가정을 해 봅니다. (에버노트의 경우 $50 이지만 우리나라는 GDP가 더 낮으니까요) 10만명이 3천원씩 내 주면 월매출 3억원이 달성이 되네요. 광고 보다는 낫지만 결국 구글스토어 3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일단 제가 위에서 말한 전제 자체가 한국에서 서비스앱이 유의미하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라고 했으니 유저수가 200만이고 계속 성장세에 있다면 EXIT할 수 있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 200만이 max 라는 걸 알았는데 어떤buyer가 높은 valuation에 인수를 해 줄까요? 서비스앱이었던 틱톡이 200억 정도 규모에 인수가 된 후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사건도 국내 스타트업 M&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을 거라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결국 정답은 해외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라인이 1억 천만 유저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일본 뿐 아니라 태국, 대만, 베트남에서 각 천만명이 넘는 유저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글로벌 유통 플랫폼인 구글과 애플앱스토어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서비스 앱의 힘은 트래픽에서 나오고 그 트래픽은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만큼 쌓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제 주변의 서비스앱을 하는 스타트업들이 일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구요. 지금 창업을 생각하거나, 서비스앱을 개발하시는 모든 분들이 한 번 생각해 볼만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동남아에서 비싼 소비재는 팔기 힘들지 몰라도 서비스앱은 무료입니다. 트래픽이 서비스앱의 무기라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지역은 중국, 인도를 제외하면 동남아구요. 다음 번에는 해외 진출, 특히 동남아 시장에 대한 얘기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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